BoB나 정보보호 관련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다보면, 사이버 수사관을 꿈꾸는 학생들이 참 많은 것 같다. 그중의 88%정도는 모두들 SBS 드라마 스페셜 '유령'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공통적으로 이야기한다. ㅋㅋ 2012년 5월 30일 ~ 2012년 8월 9일 사이에 방영했던 이 드라마는 김은희작가(시그널, 쓰리데이즈, 싸인 등)의 명작이며 나 역시 모두 재미있게 보았다. 2015년 미국 드라마에서도 CSI:Cyber라는 것이 방영되었는데 사실 이게 한글자막이 부실해서인지 이걸 아는 사람은 거의 못봤다;

각설하고, 오늘은 경찰청 '사이버수사관' 특별채용 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검찰수사관도 있지만 그 부분은 내가 잘 모른다..본 글은 경찰 사이버수사관 특별채용에 한하여 서술한다. 먼저 솔직히 밝히자면 본인은 2015년에 해당 특별채용 시험에 도전한 적이 있고 면접과 체력검사 등등을 응시하였으나 최종결과로는 불합격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작성하는 이유는, 당시에 내가 준비할 때에도 인터넷에서 관련된 정보를 구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고, 후기를 남겨놓은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본인은 현재 다른 진로를 꾸려나가고 있기 때문에 다시금 경찰 특채에 지원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진 상황이다. 비록 나와는 현재 직접적인 관련이 더이상 없는 이야기겠지만, 네이버 보안관련 카페 등에서 꾸준하게 "디지털포렌식 수사관 하려면 어떻게 해야되나요?" 같은 글들이 올라오고, 지식인 같은곳에는 온통 학원홍보밖에 없기 때문에.. 최소한 내가 겪었던 경험만이라도 더 기억에서 희미해지기 전에 글로 남겨두고자 한다.



우선, 가장 눈여겨 볼 사이트는 사이버경찰청 인터넷 원서접수 홈페이지이다.

http://public.jinhakapply.com/PoliceV2/main.aspx

메인화면에서 가장 아래에 보면 진행중인 채용공고들이 표시되고 있다. 이중 '이버수사 전공자 경력경쟁 채용' 등의 이름으로 발표되는 것을 눈여겨 보면 된다.


*참고로, '보안 사이버'라는 분야가 있다. 이름도 비슷하고 공고문에 표기된 모집분야도 완전히 똑같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반드시 미리 알아두길 바란다. 경찰에서 말하는 '보안'이란, '대북활동'을 의미한다. (참고 : 경찰 '보안수사대'를 아시나요? - 블루투데이)  그러니까, 북한이나 간첩, 종북세력 등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는 업무를 하는 것이며, '사이버'가 붙은 만큼 그런쪽으로의 디지털 포렌식 업무를 맡게 되는 것이다. 뭐 어쨌든 디지털포렌식 수사니까 괜찮다라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지원해도 좋다. 다만, 최소한 모르고 힘들게 합격했는데 막상 가보니 북한관련된 것만 시킨다고 멘붕에 빠지는.. 그런일은 없기를 바라는 노파심에서 하는 이야기이다. 본 글에서 언급하는 사이버수사관은 '보안 사이버'가 아니라, '사이버수사요원'이라는 명칭의 채용을 설명하는 것이다.



사이버 수사요원은 매년 상반기 또는 하반기에 1번씩 뽑게 되는데 정확한 일정은 발표될때마다 다르다. 경찰 내부에서는 채용관련한 문건이 있겠지만, 외부에 있는 수험생들은 정보를 바로바로 알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홈페이지를 참고하는게 최선이다. 다만 연간 경력경쟁 채용일정을 보여주는 대략적인 자료가 있으니 이것을 확인해두자. (매년 바뀔 수 있음)

진짜 본론으로 들어와서, "16년 경찰공무원(사이버수사요원) 경력경쟁 채용시험 공고"를 예로들어 살펴보자.

http://public.jinhakapply.com/PoliceV2/data/view/notice_view2.aspx?CurrentPage=2&CategoryID=11&ServiceID=19&ReturnSite=SC&QANdx=91484

본 전형을 거치면 '경장' 계급으로 임용된다. 2014년쯤에 드물게 '경위'계급으로 특채를 공고한 적이 있었는데, 박사학위 소지자 또는 석사에 SCI급 논문 작성자, 기술사 등을 대상으로 했었다. 그러나 당시 '적격자 없음'으로 하여 경위계급으로는 선발되지 않았고, 그 이후로는 지금까지 '경장'특채로만 운영되고 있다. (아마 앞으로도 경위특채가 실행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본다)


본인은 15년도 하반기에 응시했었다. 그때랑 비교해보면 채용공고 자체는 약간의 내용만 변동됐을 뿐 큰 틀에서 일치한다. 즉, 향후에도 큰 변동이 없다면 16년 자료를 통해 어떤 요구사항이 있는지를 미리 잘 챙겨두면 좋을 것 같다.


기본 자격요건

기본적으로 나이를 20~40세로 제한하고 있다. 남성의 경우 군복무 기간을 고려해서 약간 연장해준다. 그리고 신체조건이 있다. 국공립 병원 등에서 '경찰공무원 채용신체검사'를 수행해서 진단서를 보내야 하는데, 이부분은 미리부터 고민할 필요는 없으니 일단 패스. 그리고 운전면허 1종보통 이상이 요구된다.


경력요건

본 채용은 '특별채용'이기 때문에 몇가지 자격을 요구하고 있다. 매년 약간씩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다.

  1. 정보처리 관련 자격증* 보유자로, 자격증 취득 후 채용 분야 3년 이상 경력
    * 정보처리 관련 자격증 : 정보처리(산업)기사, 정보보안(산업)기사
  2. 전산 관련 분야 학사 학위* 취득 후, 채용 분야 2년 이상 경력자
  3. 전산 관련 분야 학사 학위* 취득 후, 관련 분야 석사학위 취득
    * 전산 관련 분야 : 전산학, 컴퓨터공학, 소프트웨어공학, 정보통신공학, 정보보호학, 전자공학, 수학
    ※ 전자․전기 제외

그외에 몇가지 우대요건이 적용되는 경우가 있다.

  • 금융보안 관련 시스템 개발‧운영 경력자
  • GIAC, CCIE, CISSP, CISA 등 정보보호 관련 자격증 소지자
  • 주요 해킹방어대회*․디지털포렌식 챌린지 입상자
    * 해킹방어대회 종류(Ex : KISA 해킹방어대회, POC, 코드게이트, 대한민국 화이트햇 콘테스트, 시큐인사이드, 디지털포렌식 챌린지 등 주요 일간지에 공고된 대회)
  • 디지털포렌식 등 자격증 (Ex :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2급, 1급, CCFP, EnCE, ACE, CFCE, CCE, GCFA 등)


지원분야

지원분야는 위와 같고, 구성은 매년 같지만 분야별로 뽑는 인원은 조금씩 달라진다. 내 경험상 시스템 네트워크, 프로그래밍 쪽은 아무래도 온갖 IT 계열 사람들이 많아서 경쟁률이 엄청 높고, 디지털포렌식 쪽은 워낙 희소해서 사람이 많지는 않다. 그렇다고 해서 경쟁률이 낮은 포렌식을 지원한다? 큰 오산이다. 실제로 내가 시험을 볼 때에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여러 지원자들이 있었다. 다음 파트에서 설명할 '실기시험'에서 면접관들이 질문했을 때 전혀 디지털포렌식에 대해 알지못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들은 모두 불합격하였다. 경쟁률이라는 숫자는 사실 허수가 많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위의 분야중 본인이 실제로 일했던(또는 학위를 취득한 전공분야)에 적합한 곳으로 지원하기를 추천한다. 본 특채는 말그대로 '경력'경쟁 채용인데, 그 분야와 관련 없는 일을 했던 시스템엔지니어가 그냥 단순히 '관심'만으로 해킹이나 포렌식에 지원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전략이다. 그리고 실제로 저기에 포렌식으로 지원한 사람만 채용후 포렌식을 하는 것은 아니다. 즉 합격후 교육을 받을 때 포렌식으로 갈수도 있는 것이니 지원분야에서부터 너무 조급해하면 안된다.


서류지원(전문성 기술서 작성)

보통 취업할 때 흔히 쓰는 '자기소개서'와 같은 느낌으로 작성한다. 보통 양식은 HWP 파일로 채용사이트에서 제공되며, 본인의 관련 자격증, 학력, 경력 등을 기재하고 관련된 논문작성 목록도 나열한다. 전문성 기술서를 작성하면 채용담당관님께 이메일로 발송하면 된다. 만약 기한안에 전문성기술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불합격처리된다. 제출한 전문성기술서 내용을 바탕으로 실기시험 및 면접이 진행된다.


실기시험

실기시험 총점의 6할 이상 득점자 중 고득점자 順으로 선발예정인원의 200%를 합격자로 결정(동점자는 합격자로 결정)된다. 사실상 이 시험이 가장~~~ 매우 중요하다. 즉 이 시험에서 최종합격자가 결정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실기시험은 종이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이버수사 담당관(쉽게 말해서 해당분야 선배 경찰관)들이 구두면접의 형태로 진행된다. 위에서도 설명했지만 여기서의 구두면접은 실제로 이 사람이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얼마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경력을 2년으로 명시해두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기업 10년차인 분도 온다. 이런분들은 따로 공부를 했다기보다는 그저 현업에서 쌓아왔던 경험만으로도 면접때 상당한 내용을 설명할수 있다. 그런데 자신이 변변한 경력이 없다면? 힘들다. 그만큼 준비를 엄청 열심히 해야 된다. 시험은 대부분의 경우 서울 공덕역 근처 경찰공제회(서울 마포구 마포대로78 자람빌딩)에서 진행되지만 혹시 모르니 공고뜨는 곳을 철저히 확인하기 바란다.


내 기억에 면접관 4명에 응시자 5명정도씩 끊어서 면접을 보았다. 한명씩 짧게 자기소개도 하고, 그 다음부터 면접관분들이 한명씩 지목해서 이것저것 물어보신다. 디지털포렌식의 경우 기본적으로 디스크 포렌식 등의 지식과, 경찰이다보니 기본적으로 '증거 법'에 대한 이해 등을 주로 물어보았다. 그리고 전문성기술서(자기소개서)에 기재된 내용을 바탕으로 "영상쪽에서 일하셨네요? 블랙박스에 저장되는 확장자 파일에 대해서 말해보세요" 라던지, "네트워크 엔지니어셨네요? 서버가 갑자기 다운됐을 때 데이터가 소실되는 경우라면..~ 할지 설명하세요." 라는 질문이 생각이 난다. 물론 매년 면접관이 바뀌기 때문에 꼭 이렇게 물어보지는 않겠지만은 ㅋ 그리고 또 어떤분은 일부러 재미로 그러셨는지, 한명씩 잡아서 "김**씨는 디스크, 침해사고 대응, 미디어 이 중에서 뭐 하실래요? 하나 골라봐요"라고 하신 후 디스크하겠다고 했더니 "NTFS에서 ~와 ~에 대해 설명해보세요" 이렇게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시는 것이었다. 그런데 난이도가 상당해서 이런식의 질문에서는 5명중 1명밖에 대답을 하지 못했었다.


3년전 기억을 복원하는거라 두서없이 보이겠지만, 어쨌든 이런 느낌이다. 그리고 다시 강조하지만 실기시험이 사실상 합격을 판가름한다. 만약 면접관들이 보기에 이 사람이 합격할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여기에서 점수 격차를 높게두는 것으로 알고있다. 그래서 혹여 뒤의 체력검사에서 조금 점수가 못나오더라도 역전당하지 않게끔 한다. 여기에서 2배수를 뽑는데 그 2배수는 사실상 1배수인 것이고, 혹여나 1배수에 든 사람 중 체력검사에서 아예 실격을 한다면야 순번이 뒤로 돌아가겠지만 어쨌든 체력검사를 통해 뒤집으려는 생각은 비추다.


체력검사 / 적성검사

군대와 비슷하게 체력검정으로 유명한 경찰이다. 아래의 5개 종목 합산성적이 만점(50점)의 4할미만이거나 1점을 받은 종목이 있는 경우 불합격이다. 체력시험 5개 종목 총점이 19점 이하일 경우도 불합격 처리된다. 사실 일반 순경공채같은 경우 체력검사 체크를 엄청 빡세게 한다고 하는데, 특채는 비교적 그렇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력검사는 무조건 통과를 해야되기 때문에 준비를 하기 바란다. 악력같은 거는 요령이 필요한데 그걸 모르고 그냥했다가 2~3번 재시도 해도 안되면 어쩔수없이 현장에서 즉각 실격되고 만다.

보통은 사이버수사 특채의 경우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내유동 기동경찰교육훈련센터'에서 실시되며, 인적성 검사가 병행된다. 인적성은 합불 요소는 아니고 면접시험 때 참고용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나는 경찰시험 준비할 때 시간적 여유가 좀 있어서 크게 투자하려는 생각으로 노량진에 있는 경찰학원에 체력파트만 잠시 다녔었다. 알다시피 노량진에는 경찰공무원시험 준비생이 참 많다. 그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다보니 솔직히 특채준비는 날로먹는거 아닌가 하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어쨌든 세상에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중 대부분은 3수~ N수생이 많았고, 영화같은 눈물나는 사연도 많았다. 필기 다합격했는데 하필 손목을 다쳐서 체력검정으로 인해 불합격 등등ㅠㅠ 경찰준비하는게 진짜 쉽지 않다는;;


어쨌든 특채 시험은 사뭇 다르다. 여유가 된다면 노량진 경찰학원을 알아보는것도 추천.(체력측정 장비 등등을 미리 사용해보는 것 때문)


면접시험

면접은 의외로 엄청 어렵거나 그렇진 않다. 기본적인 도덕관이나 인성, 직무윤리 등을 물어본다.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이미 상당부분 결정되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아주 바보스러운짓만 안하면 된다고 본다. 그리고 혹여나 여러분이 1차 통과했는데 이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면, 그 이유는 면접에서의 실패라기보다는 실기시험에서의 실패라고 생각하는게 합당할 듯하다. 


최종합격자 결정

실기(50%)+체력(25%)+면접(20%)+자격증 가산점(5%)의 고득점자순으로 선발된다. 그러나 누차 강조하지만 사실상 실기시험의 비중이 더욱 중요하다. 원서접수로부터 최종합격 발표까지 약 3달 소요된다. 


이후에는 중앙 경찰 학교에 입소하여 몇개월간 교육훈련을 받은 뒤 경장으로 임용된다.


임용되면 '사이버안전국' 등의 조직으로 배치될 것이다.

현재 경찰에서 공개하고 있는 사이버안전국의 조직도는 위와 같은데, 내가 듣기로는 신입때부터 이러한 부서로 배정되기는 어려우며 훈련성적이 아주 좋아야 한다고 한다. 사이버 안전국 외에 전국의 지방경찰청 단위의 부서에서 사이버 담당업무를 하는 보직으로 발령받을 가능성도 크다. 그 이상은 나도 잘 알지 못한다.



아쉽게도 나는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한 때 경찰을 꿈꾸었지만 어쩌다보니 지금은 대학원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고, 향후에 대기업 취업이 확정된 상황이어서 아쉽게도 당장은 경찰쪽으로의 진로로 갈 가능성의 희박해졌다. 비록 나의 길은 아니지만 한때 겪었던 나의 경험을 통해 누군가의 진로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본 내용은 2015년 하반기 사이버수사 특채때의 경험을 기록한 것이며, 기억에 의한 복원이기에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최근의 동향은 알지 못한다. 만약 지금 응시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공식 채용홈페이지에서 공고를 최우선적으로 확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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