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보안 소식

중고나라 사기 대응 일지

개요

중고로운 평화 나라를 이용하면서 그동안 별다른 사건사고가 없었기에 큰 의심을 하지 않았다. 안전거래를 굳이 이용하지 않고 선입금하여도 물건이 잘 도착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9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나의 신뢰는 깨졌고 이제부터는 철저한 법의 응징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인터넷을 통해 몇 가지 사례를 찾아보니 평소에 경찰서 한번 가본 적 없는 평범한 민간인이라면 형사 재판이니 민사소송이니 이런 것들을 진행하는 과정이 이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뼈아픈 조언이 많이 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사기꾼 개 XX가 정말로 사람 잘못 골랐다는 것을 나는 보여줄 것이다. 인터넷에 이미 많은 자료가 있지만 그 모든 걸 취합하여 이번에 내가 한번 제대로 "실전! 중고나라 사기범 박살내기"를 보여주려 한다.

관련 사례를 찾아보면 빠르게는 2달, 길게는 1년 가까이 걸린다고도 한다. 이 글은 분쟁 종료 시까지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타임라인 요약


발생시간내용
기타
2019/03/01 19:57네이버 카페 ‘중고나라(https://cafe.naver.com/joonggonara)’에서 태블릿 PC(Xiaomi Mi Pad 4) 판매 글 게재됨현재는 해당 게시물 삭제된 상태
2019/03/01 19:59판매자는 안심번호(0505 668 0887)를 이용하였으며, 해당 번호로 SMS 문자메시지를 통해 '팔렸나요'라고 보냄
2019/03/01 20:00판매자가 자신의 번호로 추정되는(010-7586-7157)으로 '아직 있어요'라는 답장을 보냄. 이후 약 10분간 제품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였으며, 자신이 부산에 거주하므로 직거래가 아닌 택배거래 강요

2019/03/01 20:10본인이 이용하는 카카오뱅크의 iPhone용 스마트뱅킹 앱을 이용하여 판매자가 제시한 '부산은행 112-2210-4403-02 전운길'로 200,000원을 송금하였고, 20시 11분에 '네 확인했습니다' 라고 하였으며, 배송받을 주소를 전달하였더니 현재 공휴일 및 주말인 이유로 "월요일 배송전 문자드릴게요" 라고 함.한국카카오은행(주)의 상담센터에 의뢰하여, '이체확인증'을 발급받아 PC로 인쇄하였음. 경찰 고소장 제출시 첨부 예정
2019/03/03 22:31배송 관련으로 문의 메시지 보냈으나, 답신 오지 않음
2019/03/04 10:45배송 관련으로 문의 메시지 보냈으나, 답신 오지 않음. 사기 최초 의심
2019/03/04 11:51추가 연락하였으나 답신 오지 않음. 사기 의심 증폭
2019/03/04 12:13중고나라 등 온라인 사기 관련 평판조회를 할 수 있는 더치트(TheCheat.co.kr)에 가입 후 해당 계좌번호를 검색하였더니 의심사례 2건 확인 됨. 사기인 것으로 강력한 추정
2019/03/04 13:1412:39, 12:59, 13:14 전화로 연락 시도하였으나 휴대폰 전원이 차단되어 있음. 
2019/03/04 13:33카카오뱅크 및 부산은행 고객센터에 연락하여 관련내용 설명하였으나, 예전과 달리 현재 금융거래법 및 고객개인정보보호 등의 사유로 '지급정지' 등의 조치는 불가하다는 답변 확인. '지급정지' 및 '환급' 조치는 흔히 '보이스피싱'으로 알려진 사례에 대해서만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으로 조치할 수 있는 사안이며, 중고 물품 거래시의 경우 진행할 수 없음. 해당 기관인 부산은행의 답변에 따르면 경찰 등 수사기관을 통한 공문서를 통해서만 처리 가능하다는 입장.
2019/03/04 14:00문자메시지를 통해 "폰이 꺼져있으시네요 오늘 중으로 답변 없으시면 경찰에 고소할 수 있으니 문자 확인하는데로 연락부터 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최후통첩
2019/03/04 14:53더치트에 피해 사례 등록하였고, 피해자 공동대응 오픈 카카오톡을 개설하여 더치트 사이트에도 관련내용 홍보하여 동일범으로부터 피해당한 사람을 수소문함.https://open.kakao.com/o/g89nTfhb  
2019/03/04 20:00현재 더시트에 등록된 사례 총 5건으로, 오픈채팅방에 참여하여 각각 고소를 진행하고 정보를 공유하기로 결의함.피해자들은 모두 3.1 ~ 3.2 사이에 사기를 당했으며, 이는 공휴일 및 주말 동안 은행 및 수사기관 의뢰가 어려운 점을 악용한 전형적인 범죄 수법으로 추정됨.
2019/03/05 07:20피해자 그 누구에게도 아무런 배송 연락이나 환불, 사과 등의 조치가 없기에 금일 오전 경찰서 방문을 위해 고소장 직접 작성하고, 이시간부로 '피고소인'으로 지칭하겠음. 
2019/03/05 10:15서울 용산경찰서 사이버범죄수사팀에 고소장 제출하였음.범행 계좌가 '부산은행'인데, 경찰 공문을 통해 부산은행에 사실조회를 하면 해당 계좌 개설지점을 확인하여 관할지 경찰서로 이송하여 계속 수사를 진행할 듯.
2019/03/14해당 계좌 개설지점 관할지 확인 결과 '부산중부경찰서'로 확인되어 사건 이송됨
2019/03/??경찰에서 해당명의자 확인 결과 아는 지인에게 통장을 빌려주었으며, 그 통장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는 전혀 모르는 상태임이 확인.해당 통장을 실제로 운용한 현**이라는 용의자를 검거. 용의자는 미성년자(고등학생)으로 파악됨
2019/04/??실제로 사기 행위를 벌인 사람을 재차 검거하여 조사한 결과 혐의가 인정되었으며, 단순 1~2건이 아니라 다른 지역/지방 포함하여 워낙 많은 사건이 접수됨에 따라 구치소 구속 상태
2019/05/23동일 범죄로 인해 먼저 접수된 사건 확인 됨이미 앞서 벌였던 범행에 의해 기소되어 법원에 공소장 최초 접수
2019/05/27부산중부경찰서로부터 사건처리결과통지 받음.

"귀하의 인터넷 중고나라 사기 진정사건과 관련하여, 범행을 가한 피의자를 검거하여 조사완료한 결과 혐의 인정되어 기소(불구속)의견으로 송치합니다."
2019/06/??담당 검사가 수사한 결과 죄가 인정되며 동종의 범죄가 다수에 이르는 등 그 정도가 심각하여 미성년자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정식 재판 회부'불구속 구공판 처분'
2019/06/111차 공판
2019/06/27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에 접수됨
2019/07/01동일 범죄의 폭이 커서, 모든 사건들을 하나의 재판으로 병합하여 심리함
2019/07/081차 공판이 끝나고 2차 공판이 시작되기 전 시점에서 '배상명령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함
2019/07/162차 공판
2019/08/273차 공판9/3 현재 배상신청인 13명으로 확인됨. 
2019/10/154차 공판그동안 담당했던 검사님이 다른 분으로 변경됨.
변론 종결.
2019/11/07선고기일공범 1명 판결 선고
2019/11/14공판기일변론종결및판결선고
배상명령신청 인용
판결정본 송달 도착
2019/11/15피고인들 항소장 제출항소장 접수 통지서 도착
2019/12/09부산지방법원 사건 접수
2020/01/142심 공판기일변론종결
2020/01/18SBS 그것이 알고 싶다 - 중고나라 거대 사기 조직편 방영
2020/02/07선고기일항소기각판결(변론)
2020/02/11피고인 1명 상고장 제출
2020/02/12다른 피고인 1명 상고장 제출
2020/02/26상소법원으로 송부
2020/02/28대법원 사건접수
2020/04/17대법원 종국상고기각결정

(2019.3.5)

이틀 동안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소송절차 공부하고 미세먼지 마셔가며 오전에 경찰서까지 갔다 왔는데 막상 고소장 제출하고 나니 허무감과 허탈함이 몰려온다. 이 일이 언제까지 진행될지 그 끝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일까? 적당히 돈이라도 돌려받고 끝내고 싶지만 일단 끝까지 가보기로 했으니..

(2019.5.31)

잊고지내다 근 3달만에 진행 근황을 남긴다. 

해당 계좌의 소유주를 찾아서 확인해보니, 지인에게 통장을 빌려준 차명거래임이 확인되었다. 실제로 사기 행위를 벌인 사람은 현**라는 사람으로, 미성년 고등학생으로 파악되었으며 현재 다수의 사건이 병합됨에 따라 구속된 상태이고 검찰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에는 기소의견으로 송치되었다.

(2019. 7. 8)

사건 진행이 뜸한 것 같아서 검찰청에 직접 전화해서 확인한 결과, 죄가 인정되는 바 고등학생 미성년자임에도 불구하고 불구속 구공판 처분이 내려졌고 현재 부산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으며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것을 확인하였다. 이 사건이 형사사건이기 때문에 법원이 굳이 나에게 정보를 친절하게 먼저 알려주지는 않는다. 때문에 내가 열심히 발로 뛰어서 '배상명령 신청'이란 것을 해야 했다. 자세한 것은 아래에 후술. 

(2019. 11. 14)

1심 판결이 끝나고 판결정본이 송달되었다. 이로써 3월에 시작한 중고나라 사기꾼 고소 및 수사, 기소와 재판이 일단락되었다. 사실 귀찮아서 잊고지내다가도 가끔씩 법원에서 우편물(공판기일통지서, 판결문 등)이 날아오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 게시물을 1만회 이상 열람해주시고 댓글로 격려해주신 분들이 계시기에 이 기록을 남겨둔다. 결말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이다.

(2019. 11. 19) 피고인들이 전격 항소함에 따라 2심이 진행될 예정이다.

(2020.2.7) 2심 종국결과 : 항소기각판결

(2020.2.11) 피고인 중 1인이 상고함에 따라 3심을 기다린다.

(2020.4.17) 대법원 상소 기각 판결로 형사재판이 마무리되었다.


민사소송과 형사소송

흔히 이런 일을 당하면 신고나 소송을 통해 얻고자 하는 실질적 이득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당장 내가 피해 입은 돈을 돌려받고자 하는 것이고, 둘째는 사기범의 행위에 대해 법의 심판을 요청하는 것이다. 

이때 전자는 보통 '민사소송(民事訴訟)'을 통해서 진행한다. 사람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충돌하여 분쟁이 생기면 원시시대에는 스스로의 힘에 의하여 이를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문명사회에서는 힘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것은 금지되어 국가기관인 법원이 분쟁 당사자 사이에 개입하여 분쟁을 조정, 해결해 주도록 되었는데 그 절차를 민사소송이라 한다. 지금 이 경우 상대방이 '나의 돈'을 갈취해간 상황이므로 '나와 상대방의' 싸움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이 때 민사소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내가 사기당한 액수가 20만 원인데 이런 과정에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진행해서라도 상대방을 철저히 짓밟는 게 목적이라면 일단 재판 진행 후, 최종 승소하게 되면 패소자가 승소자의 소송비용(인지액, 송달료, 감정비용, 증인 비용, 변호사 보수 산정기준에 따른 일부 금액)도 부담하게 되어 있다. 다만 문제는 이런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것 자체로 나에게도 굉장한 스트레스가 된다는 것이다. 피고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원칙인데 이 경우 서울에서 부산지방법원까지 가는 것도 쉽지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통상적으로 이런류의 사기를 치는 부류의 인간들이 엄청난 부자여서 재판에 지고 기쁜 마음으로 모든 비용을 일시불로 송금해줄리는 절대로 없다. 소위 막장(..)인생으로 지내면서 일정한 거처가 없고 소송 등을 진행할만큼 여유가 없는 경우 말그대로 '배 째!'라는 방식으로 나올 수 있다. 6개월 이내에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채무불이행자 명부등재'라는 제도를 통해 끝까지 잘근잘근 씹어먹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이 단계까지 가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기에 만약 진행한다면 추후 업데이트하겠다.

두번째로 사기범의 행위에 대한 법의 심판을 요청하는 것이 '형사소송(刑事訴訟)'이다. 대한민국 형법에 따르면 범죄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형법 제347조 (사기) ①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5.12.29>
②전항의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이 때문에 고소를 통해 상대방에 대한 수사 및 형사소송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이 소송은 상대방에 대한 법적 처벌을 하기 위한 것이기에, 소송 자체도 피해자가 직접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공익의 대표자에게 이를 요청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경찰에 진정서 또는 고소장을 제출하고, 검사가 가해자를 수사하여 소장에 해당하는 공소장을 형사법원에 내고, 검사가 소송의 당사자가 되어 소송을 진행한 후 법원에서 판사에 의해 판결이 내려진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형사소송을 통한 진행은 피해자인 나의 돈을 돌려받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다만, 민사소송에 비해 얻는 장점이 있다면 특별히 추가적인 비용 없이 그저 경찰서 민원실에 방문하여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만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전과가 없는 초범이거나 미성년자의 경우 소위 빨간 줄 긋는 것이 두려울수밖에 없으므로, 이 시점에서 가해자 또는 가해자의 부모님 등에게 합의 제안이 올 수 있다. 이때 자신이 피해 입은 금액에 추가적인 피해보상금 정도로 해서 원만하게 해결된다면 고소를 취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쨌거나 사기행위 자체는 형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범죄'행위이기 때문에, 내 돈을 갚던 말던 상관없이 이미 그것 자체로 죄가 되는 것이기에 굳이 합의나 고소를 취하하지 않아도 된다. 일단 전과자를 만드는 것으로 분풀이를 할 수 있다.

그리고 형사소송은 원칙적으로 돈을 돌려받기 위한 절차가 아님에도, 형사재판 과정에서 민사적인 손해배상명령까지 받아 낼 수 있는 간편한 '배상명령'제도가 있다. 절도나 상해를 당한 경우에 그 범인이 절도죄나 상해죄로 형사처벌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피해보상을 받으려면 따로 민사소송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피해자에게 신속, 간편하게 보상을 받도록 해주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다. 신청하는 방법은 변론 종료일까지 법원에 등기로 배상명령 신청을 해야 한다. 다만 이는 '정식기소'가 이루어져야 가능한 제도인데, 혹시 가해자가 미성년자이거나 초범인 경우이면서 소액피해라면 검사가 '약식기소'할 수도 있다. 약식기소를 하게 되면 배상명령 청구를 할 수 없는데 이 때는 부모를 상대로 소액재판을 신청할 수 있다. 이때 발생하는 비용은 7만 원 정도라고 하는데 이 부분은 법률구조공단에 상담을 신청하고 무료로 변호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대충 법률 상식에 대한 사전학습은 이정도로 마치고, 민사소송보다는 먼저 형사소송을 통해 진행하고 배상명령 신청으로 피해액을 돌려받는 쪽으로 하여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본격적으로 고소장을 작성하여 내일 아침 경찰서 민원실에 제출하려고 한다. 


고소장 작성 및 경찰 민원 접수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 http://cyberbureau.police.go.kr/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사이버범죄 신고 및 상담에 관한 설명이 나온다. 사이버범죄에 대한 신고 방법은 크게 두가지인데, 온라인 신고상담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은 처리기간이 14일까지 걸릴 수 있다. 때문에 관할 경찰관서에 직접 방문하는 것이 처리기간 측면에서 용이하다. 특히 파출소나 지구대를 찾아가면 처리가 더 늦게 진행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경찰서(잘 모르면 사는 지역에서 가장 큰 경찰서)'를 이용하기 바란다.

경찰서의 민원실에 가면 고소장(또는 진정서)를 제출할 수 있다. 민원실 내에 양식이 배치되어 있다고도 하는데 본인은 출근전에 경찰서에 들러 작성하느라 오래 머무를 시간이 없을것같기에 미리 직접 작성을 해서 갔다. 먼저 경찰 민원포탈(https://minwon.police.go.kr) 에서 고객센터 > 민원서식 을 클릭하면 '고소장' 양식을 PDF 또는 HWP 한글 파일로 다운로드 할 수 있다.

참고로 이런 중고거래 사기 피해자들을 돕고자 현직 법무사가 직접 운영하는 카페(고소나라)도 있다. 이 카페에서 3만원에 중고거래 사기 피해자들에 한해서 고소장을 작성해준다고 한다. 본인이 제출한 고소장 중 개인정보를 삭제하고 대충 아래와 같이 작성하였으니 참고 바란다. 

한편, '진정서'라는 것도 있는데 피의자의 구체적인 개인정보를 알 수 없고 거주지 등이 불분명한 경우 진정서를 통해 수사기관에 관련 내용 검토를 요청하는 것이다. 이 경우 아무래도 고소장보다는 시간이 더딜 것 같다. 나의 상황에서는 상대방이 사용한 계좌번호와 이름을 알고 있는데 한국은 금융실명제 국가이므로 최소한 사기꾼이 사용한 금융기관을 통해 상대방을 확인할 수 있는 상태이다. 혹시 만약 그것이 실제 범행을 저지른 사람과 다르다 할지라도 바보가 아닌 이상 모르는 타인의 계좌로 돈을 받을 리는 없으므로 그 계좌의 주인과는 최소한 공범일 것으로 추정되며, 최악의 경우 대포통장일 수도 있겠으나 대포통장은 그 자체로도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한 행위므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한 사건 자체가 관할 수사기관으로 이송되는데, 관할의 기준 설정은 해당 계좌번호의 통장이 개설된 지점 근처라고 한다. 때문에 나의 경우는 가해자가 부산은행을 썼기에 지역을 '부산'으로 특정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고소장으로 진행해도 아무런 하자가 없을듯하다. 혹시 가해자의 거주지 파악이 불분명하거나 정확한 신상정보를 알 수 없는 경우 또는 고소장 작성이 부담되는 경우라면 그냥 신분증과 피해 정황이 담긴 메시지 캡처본, 금융거래내역서 등 증거자료를 들고 그냥 경찰서 방문하여 자초지종을 설명하면 경찰 직원분들이 상담 후 진정서를 작성해주실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용산 경찰서'가 집에서 도보로 가까이에 있는데 살다 살다 이런 일로 경찰서를 오게 될 줄은 몰랐다. 보통 경찰서를 검색하면 파출소나 지구대, 치안센터 등이 함께 나오는데 이런 곳에서는 민원을 넣기도 힘들고 특히 사이버 수사 관련 부서가 없으면 관할지역의 큰 경찰서로 넘어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무조건 찾아갈 때부터 해당 경찰서 홈페이지를 조회하여 수사과 - 사이버수사팀이 있는지 확인하고 그곳으로 찾아가야 한다.  

용산경찰서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원효로1가

먼저 무턱대고 경찰서에 들어갈 수는 없으니 입구 쪽을 살펴보면 '민원실'이라는 작은 곳이 있고 여기에 당직 근무자가 있다.

여길 들어가면 어떤 일로 오셨냐고 묻는데 짧게 상황을 설명하고 작성해온 고소장을 보여드렸더니, 사이버수사과에 전화를 걸어서 민원자분 올려 보내드린다고 연락을 해주셨다. 하여 본관으로 들어갔다.

4층 사이버범죄수사팀으로 가서 상담을 하고 고소장을 제출했다. 개인적 느낌으로는 경찰이 고소장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일단 고소가 되면 고소사건으로 분류되어 사건번호가 부여되는데 이렇게 되면 자신들의 실적에 등재되어 만약 이 건이 해결되지 못하면 근무평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이런 소액사건에서 범인이 잡히기도 쉽지 않고 잡혀봤자 큰 이득도 되지 않을 것 같으면 적당히 '진정서'로 접수하려는 느낌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진정서는 그냥 경찰 한데 붙잡고 떼쓰는 것 정도밖에 되지 않고, 고소장이 법적인 효력이 좀 더 강하다. 고소장은 그냥 작성해서 제출하면 원칙적으로 그것을 접수하는 공무원이 이를 임의로 반려하거나 진정서로 다시 써오라고 지시할 수 없다. 고소장은 사실 우편으로도 접수가 되는 부분이며 검찰청에 제출해도 된다. 다만 이런 문제로 담당 경찰관이랑 굳이 얼굴 붉히고 싶지 않다면 그냥 적당히 안내해주는 대로 따라 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그렇게 약 2주의 시간이 지났다. 일상이 바쁘기에 평소엔 잊고 지내다가도 한 번씩 사기범을 생각할 때면 피가 거꾸로 솟았다. 거기에다가 느려 터진 사법 시스템을 그저 초연하게 기다리고만 있는 것도 쉽지만은 않았다. 통상적으로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소요된다고 하던데 나의 경우에도 비슷했다. 3/5에 접수한 내용은 3/14에 '계좌 개설지 관할 경찰서인 부산 중부경찰서로 이송하여 계속 수사하고자 합니다.'라는 내용으로 사건 처리결과가 통지되었다. 

부산 중부경찰서에 직접 전화를 걸어서 담당 수사관님과 통화를 해보았는데, 해당 피의자에게 사기당한 분들이 한두 명이 아니어서 현재 다수 사건을 병합하는 중이라고 하셨다. 대포통장인 경우 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하신다. 꼭좀 잘 부탁드린다고 하고 끊었는데, 이제부터는 또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한다. To be continued.. 


검찰 송치, 검사의 기소여부 결정

거의 2~3달이 지나서야, 부산중부경찰서 조사결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는 사건처리결과 통지가 아래와 같이 우편 배송되었다. 


이 사건은 형사사건이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피해자인 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피의자인 사기꾼과 국가 간의 소송이다. 그래서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내가 개입할 여지가 별로 없다. 

우리나라는 국가소추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여 수행하도록 법률에 규정되어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 246조). 검사가 피의자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는 것, 즉 형사재판에 회부하는 것을 통상 기소(起訴)한다고 말하고, 기소된 사람을 피고인이라고 부릅니다. (출처 : 검찰청)

법무부의 형사사법 포탈에서 경찰 사건과 검찰 사건을 조회할 수 있어야 마땅하지만 이 정도 소규모 사건은 보여주지도 않는다.검사가 처분하는 방법으로는 보통 4가지 정도가 있다.

  • 구속 구공판 
  • 불구속 구공판
  • 구약식
  • 기소유예

만약 검사가 약식기소로 처리하게 되면 정식 재판을 위한 공판절차가 열리지 않고 벌금형으로만 끝날 가능성이 크다. 구공판이란 징역형에 해당하는 죄를 지었을 경우 공판을 구하는 행위이다. 그래서 일단은 검사가 기소를 할지 말지, 약식일지 정식일지를 결정할 때까지는 정말 무작정 기다리는 것 밖에는 없다. 

재판(법원)

부산지방 검찰청으로 사건이 송치된 후 약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잊혔을 때쯤 다시 한번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선은 검찰 민원실 대표번호 1301에 전화를 했다. 위의 사진에 나와있듯이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를 할 때 '송치 번호'라는 것이 부여되는데, 이 번호를 알려주고 관할 검찰청을 말하면 상담센터에서 관련한 현재 진행상태를 대략적으로 알려준다. 물론 개인정보 등이 포함된 경우 알려주는 것이 제한되어 정말 대략적인 파악을 할 수 있도록만 해준다. 내 사건의 경우 처음에 부산지검에서 진행하다가 부산 서부지청으로 다시 넘어갔고, 담당 검사가 수사한 결과 죄가 인정되며 동종의 범죄가 다수에 이르는 등 그 정도가 심각하여 미성년자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정식 재판에 회부되었다. 정확히는 '불구속 구공판 처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는데 이는 죄질이 아주 나쁘게 보여 실형 구형을 전제로 재판을 시작하겠다는 이야기로서, 사건이 법원으로 넘어갔다는 것이다.(보통의 중고나라 사기 사건의 경우 약식 기소 등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기꾼은 동시다발적으로 전국에 걸쳐 매우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켰다는 것 같다. 현재 부산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이다.)  

사건이 법원으로 넘어간 순간부터는 드디어 처리결과를 인터넷으로 조회를 할 수가 있다. 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에 접속한 후 '나의 사건검색'을 할 수 있다. 이때 '사건번호'라는 것이 필요한데, 이 번호는 경찰의 번호와도 다르고 검찰의 '형제 번호'와도 다른 법원에서 새로 부여한 번호이다. 이를 찾기 위한 방법은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했을 때 '송치 번호'라는 것을 받게 되는데, 이 송치 번호를 토대로 검찰 민원실에 전화를 하면 검사가 기소한 사건에 대하여 형제 번호와 법원에 청구된 사건 번호를 알려준다. 나의 경우 사건이 여러 번 이송되면서 중간에 더 큰 사건으로 병합되는 과정이 많아서 번호가 여러 개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법원에 병합된 하나의 번호(일명 '고단' 번호가 부여되었는데, 이는 형사 단독 사건을 의미한다)를 통해 전체 재판 과정을 조회할 수 있었다. 참고로 재판을 받고 있는 범행 당사자의 이름을 함께 알고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개인정보로 볼 소지가 있기 때문에 범죄피해자인 경우가 확실하지 않다면 알려주지 않는다. 나의 경우에는 담당 경찰관님이 이름까지만 알려주실 수 있다고 하셔서 이름을 알 수 있었다. 

확인해보니 1심이 진행 중이며 첫 번째 공판은 이미 6월에 진행되었고, 두 번째 공판이 7월로 예정되어 있었다.  


배상명령신청

정식으로 기소가 되었다면 다음으로 할 수 있는 행동에는 무엇이 있을까? 사실 사기 범죄 피해자가 가장 원하는 것은 내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원래 개인이 돈을 돌려받는 것은 민사소송을 통해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범죄로 인한 손해 배상을 민사소송 없이 신속하게 보상받기 위한 제도로써 '배상명령'을 청구할 수 있다. 자세한 것은 아래에.

배상명령제도 : 상해, 절도, 강도, 사기, 공갈, 횡령, 배임, 장물, 손괴 등의 사건에 대한 유죄판결을 선고할 경우에는 직권 또는 피해자나 그 상속인의 신성에 의하여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피해자의 직접적인 재산피해 및 치료비의 배상을 명할 수 있습니다. 이는 범죄로 인한 피해자에게 별도의 민사소송절차를 제기할 필요없이 신속·간편하게 손해를 보상받도록 하기 위하여 마련된 제도로서 형사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합의된 손해배상액에 관하여도 배상을 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피해자측에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까지 신청하려면 민사소송을 제기하여야 합니다.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배상명령의 신청은 범인이 피고인으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법원에 제2심 변론종결시까지 피해배상신청서와 상대방 피고인의 수에 상응하는 신청서 부본을 제출하면 되고, 배상신청을 이유 없다고 각하 하거나 그 일부를 인용한 재판에 대하여 신청인은 불복을 신청하지 못하며, 다시 동일한 배상신청을 할 수 없고, 배상명령이 확정된 때에는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 제26조, 제32조, 제34조).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서 돈을 무조건 돌려받을 수 있느냐? 솔직히 아닐 수 있다. 때문에 결국 유명무실한 제도가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어쨌거나 법의 테두리에서 제공하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해 공식적으로 나의 피해를 입증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입은 피해를 왜 내가 이렇게 열심히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항변해야 하나억울한 마음도 들지만 어쨌거나 이왕 시작한 일 끝까지 가보기로 한다.  

대한민국법원의 전자민원센터에서 여러가지 양식을 받을 수 있는데, 그 중 [형사] 배상명령신청서 를 선택하면 HWP 파일을 받을 수 있다. 다운받아서 아래와 같이 내용을 작성하였다.

배상명령신청서는 직접 해당 법원에 방문하여 제출 접수할 수 있으나, 나는 이 사건이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리는 바 직접 가는 수고를 할수는 없어서 등기우편을 이용하였다. 인터넷 주소찾기를 통해 부상지방법원 서부지원 주소를 찾아내었고, 그 뒤에 사건번호를 명시하여 등기로 보냈다. (법원에서 안내받은 내용임) 이 서류의 제출은 제 1심 또는 제 2심 공판의 변론이 종결될 때까지 신청해야한다.

배상명령이 받아들여질지 여부는 판사님이 결정할 사안이다. 참고로 2014년도 형사소송 160만건 중, 배상명령신청은 불과 6천건이었고, 이 중 인용된 비율은 27%에 불과한다는 통계가 있다. 배상명령의 단점은 반드시 유죄판결을 받아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피해 금액을 인정받기가 어렵고, 법원이 배상액 중 일부 금액만 인정하는 경우에는 더이상 다투기가 힘들다. 이런 경우에는 민사 소송을 통해 정밀하고 치밀하게 처리해야한다. 하지만 민사 소송까지 갈 자신이 없으므로 우선은 배상명령부터 신청을 하는 것이 피해자인 나로써는 최선이다. 


일주일정도 뒤에 편지가 왔다. 법원에서 보낸 특별송달 우편물은 본인이 직접 수령해야 한다. 직장에 있어서 집에 자리를 비운 경우 우체부님이 3회까지 방문 후 보통은 우체국에 보관하도록 하는데, 법원 우편물은 보관없이 반송된다고 한다. 그래서 집배원분과 꼭 연락하여 기간안에 우체국 보관실 등에서 수령하도록 한다.

편지의 내용은 '공판기일통지서'이다. 배상명령신청이 제대로 받아들여진 경우, 나는 이 형사사건의 배상신청인으로 등록되어 향후 진행될 재판에도 참석할 권리를 갖는다. 출석할 때에는 주민등록증이 필요하다. 참고로 문서 하단부에 '질병 등의 사유로 출석하지 못할 때에는 의사의 진단서를 제출...'뭐 이런 문장이 써있어서 마치 반드시 참석해야하는 것처럼 쓰여있는데 그것은 재판 당사자의 이야기이고, 배상신청인은 참석이 의무가 아니다. 따라서 사정이 있거나 심지어 모르고 안가더라도 전혀 지장이 없다. 세부 규칙은 아래와 같다.

1) 배상신청인의 출석 여부

- 배상신청인이 공판기일에 출석할 권리가 있음은 당연하나 출석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고, 법원으로서도 배상신청인의 출석 없이 개정하지 못한다는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 즉 배상신청인이 공판기일 통지를 받고도 출석하지 않은 때에는 그 진술을 듣지 않고도 재판을 할 수있으므로(소촉 29조 2항), 불출석으로 개정할 수 있다. 다만 대리인이 출석한 때에는 그 진술을 들어야 재판할 수 있을 것이다. (제요2 361)

(참고 : 법원도서관 법률백과사전 - 배상명령 )

즉, 출석을 할 경우 진술을 할 수 있는데, 출석을 하지 않을 경우 진술없이 재판은 그냥 진행된다. 사기꾼 얼굴이 궁금하긴한데 서울에 살면서 부산까지 평일에 휴가내고 갈 정도로는 아니어서 이번에는 포기했다. 내가 참석하지 않았어도 2차 공판은 잘 진행되었다. 2차 공판이 종료된 후 법원에서 사건검색을 다시 해보니 아래와 같은 내용이 추가되어 있다.

배상신청인이라는 명목으로 앞으로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마다 나한테 통지서가 날아올 것이다. 이 방법은 어쨌거나 신청한 사람에 한해 민사소송에서의 소의 제기와 동일한 효력이 있으므로 가능하면 빠르게 신청하는 것이 좋다. 배상신청은 제1심 또는 항소심 공판의 변론종결시까지 당해 형사사건을 맡고있는 법원에 하여야 한다. 그래서 이 사실을 같은 피해를 당하신 분들의 오픈 카톡방에 공유하였고 모두들 신청하시기를 적극 권장하였다. 3차 공판은 8월에 열릴 예정이다.

(+ 9/3 현재 확인해보니, 4차 공판이 10월 15일로 잡혀있다. 배상신청인은 13명으로 늘었으며, 담당 검사가 변경되었다)


2019.10.16.

4차 공판이 끝났다. 관련 사건만 11개이며, 배상신청인은 현재 15명이다. 재판은 5개가 병합되어 함께 진행중이다. 공범 한명이 추가되었다. 

공범 중 한명은 열심히 반성문을 써서 4번이나 제출을 했는데 그것 때문인지 아니면 해당 변호사가 사선 변호인이어서 열심히 일을하신건지, 어쩌면 실제로 범죄 가담 정도가 약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유일하게 '간이공판종결'로 처리되었고, 나머지 두명만이 변론종결을 기다리고 있다. 


2019. 11. 14.

변론이 종결되고 판결이 선고되었다. 그리고 약 5일 후 문서 형태로 된 판결문(판결정본)이 송달되었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종이 한 장씩 오던 것과 다르게, 41페이지 분량의 상세한 재판 선고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내용이 너무 많아서 다 옮기진 못하지만, 요약하자면 범인들은 아직 98년생, 01년생 등 미성년 혹은 20대 초반의 일행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들은 인터넷상에서 물건을 판매할 것 처럼 피해자들을 속여 그 대금을 송금받아 편취한 것으로서 밝혀진 것만 총 167명의 피해자에 대해 3200만원의 편취금이 발생하였다. 공범들 중 일부는 단독 범행을 추가로 더 저질러 100명을 상대로 1700만원 등 도합 5천만원 이상의 편취금을 취득하였다.  법률적 용어로는 아래와 같이 적시되어 있다.

"피고인은 인터넷 중고나라 사이트에서, 사실은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교부받더라도, '샤오미 미패드4'를 보내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편취금 입금계좌로 물품대금을 송금받아 편취"

그리고 그 외에 통장을 알고 빌려주었거나, 모르고 빌려주었거나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경찰 조사 결과 정도에 따른 처분 판결이 이루어졌다.

그래서 결론은?

이들은 사기 및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하였기에, 주범 1명은 장기 2년에 단기 1년을, 다른 한 명은 징역 1년 6월에 처해졌다. 장기/단기 구분은 미성년자에 한해 내려지는 처분으로 쉽게 말해 최소 1년 살다가 반성의 정도를 봐서 2년 내의 기간에 형을 종료하는 것이라고 한다. 비록 나이가 어리지만 동종 범행으로 수회 보호 처분을 받은 전력과 여러 번 벌금형 처분을 받았음에도 장기간에 걸친 피고인들의 재범행에 결국 실형이 선고되었다. 

참고로 피해자가 족히 200명은 되는 것 같은데 실제로 '배상신청'이라는 제도를 통해 접수한 사람은 14명에 불과하다. 물론 다른 피해자분들도 이 판결에 근거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겠지만 그러는데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든다. 나를 포함하여 배상 신청을 적시에 한 분들은 위와 같이 판결문에 이름과 편취금액에 대한 반환 명령이 명시되어 있다.

물론 저 인간들이 감옥에서 언제 어떻게 나와서 돈을 벌어서 갚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으로 형사 소송에 대한 절차를 학습했다고 생각한다. 민사 소송에 대한 부담은 현재로써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본 1심 판결에 대하여, 형사 소송은 1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7일이내에 항소를 할 수 있다. 예를들면 자신이 한 일에 비해 형량이 과중하다거나, 나이 등을 고려해 선처해달라, 혹은 피해자들과 합의하겠다 등의 입장을 취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또 다시 재판이 진행될 것이다. 우선은 기다려보아야하겠다.


2심(항소심) 

위 단락까지만 쓰고 종결하려던 이 글이 다시 길어지게 생겼다. 피고인들이 전격적으로 항소장을 제출하였다. 덕분에 형사소송절차의 뒷부분까지 더 공부를 할 수 있게되었다. 눈물나게 고맙다 정말;;

제1심 판결에 대하여 제2심 법원에 불복을 하는 것을 항소라 하고, 제2심 판결에 대하여 상고심에 불복을 하는 것을 상고라고 하며, 항소와 상고를 통틀어 상소라고 한다.

항소심에서는 원심판결 기재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없다거나 양형이 무겁다는 등의 사유를 자유롭게 항소이유로 할 수 있다. 하지만 상고심에서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이 아니면 양형이 무겁다는 사유를 상고이유로 할 수 없다.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에서 선고한 판결에 대한 항소사건은 이제는 서부지원이 아닌, 부산지방법원에서 담당하게 된다. 다만 현재 검사측은 아직 상소하지 않은 상태로 확인된다. 검사가 상소하지 않고 피고인만이 상소한 경우에는 상소심 법원은 피고인에게 원심판결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없다. 이를 '불이익변경의 금지'라고 한다. 

나와 같은 배상신청인의 지위는 항소심에도 유지되는가? 우선은 이미 1심에서 배상판결을 받았으므로 별도로 2심에서 다시 신청할 필요는 없다. 다만 혹여 2심에서 판단이 뒤집힐 경우 종전의 선고가 약화되거나 취소될 우려는 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3조
① 유죄판결에 대한 상소가 제기된 경우에는 배상명령은 피고사건과 함께 상소심(上訴審)으로 이심(移審)된다.
② 상소심에서 원심(原審)의 유죄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사건에 대하여 무죄, 면소(免訴) 또는 공소기각(公訴棄却)의 재판을 할 때에는 원심의 배상명령을 취소하여야 한다. 
④ 상소심에서 원심판결을 유지하는 경우에도 원심의 배상명령을 취소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법원에 전화해보니 아직 항소심에 따른 이관 절차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고 하니 일단은 또 기다려봐야겠다. 

(한달 뒤)

우선 1심때는 배상신청인에게도 공판기일통지서가 우편으로 왔었는데, 2심에서는 오지 않는다. 법원에 전화해보니 항소심의 경우 특별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재판장의 판단에 따라 발송한다고한다.

사기꾼들은 자신들의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를 했고 이번에도 국선변호인을 신청했다. 2020년 1월 15일 공판기일이 잡혔고 변론이 종결되었으며 2심의 선고기일은 2월 7일로 예정되어있다. 


내 사건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2020년 1월 18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 1199회에서 '사기의 재구성 - 얼굴 없는 ‘그놈’을 잡아라' 편이 방영되었다. 물론 해당 내용은 나의 사건과는 별개이며 보다 전문적이고 조직적인 그룹에 의해 자행되는 지능범들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그 내용 속의 피해자들의 심정은 절절히 공감이 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지급정지'처리와 관련하여, 2011년 제정된 우리나라 현행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속칭 보이스피싱만이 전기통신금융사기에 해당되어 지급 정지를 할 수 있고, 그 밖의 경우에는 금융기관이 임의로 처리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나 역시도 사기당했을 때 해당 은행에 연락을 취했으나 그 고객도 고객이므로 고객정보 보호를 위해 진행해줄 수 없으며 수사기관을 통해 처리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사기범들의 수법은 최신 상품인데 비해, 사기범을 검거하고 피해를 예방하는 대책은 아직 중고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가하고 화가 난다.


2월 7일. 부산지방법원에서 항소심이 열렸고 그 결과는 항소기각이다. 항소 기각이란 1심 판결이 정당하고 항소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징역이 선고된 원심 판결이 확정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2심 판결 정본 역시 배상신청인들에게 발송된다.


2월 11일. 2심 판결이 확정된 것으로 생각하고 판결 정본을 받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황당하게도 오늘 아침에 피고인 중 한명이 상고했다고 한다. 상고(上告)는 항소심의 결과에 대해 따를 수 없을 때 대법원에 사건에 대한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여 판결하여 주기를 신청하는 것을 말한다.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은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이 아닌 이상 단순히 형이 부당하다는 이유로는 상고할 수 없을텐데 무슨 배짱으로 했는지 모르겠다. 상고를 기각하는 경우는 변론 없이 서면심리에 의하여 행할 수가 있다. 만에하나 정말 억울한 누명을 썼던게 아니라면 이 부분은 상고 기각으로 판결될 것으로 기대해본다.  

2월 28일 대법원에 사건이 접수되었고 배당 전까지 사건을 담당할 재판부가 지정되었다. 피고인 두명은 모두 국선변호인을 신청했다. 작년 3월 1일에 사기 당한 이후 정확히 1년이 경과되었다. 아직까지 이모양 이꼴로 피고인들이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아직은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는것으로 지켜지고 있는 것이 답답하고 원통하다.


3심 (대법원)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법원의 재판이 무한정 연기되다가, 2020년 4월 17일 드디어 해당 사건의 대법원 결정이 내려졌다. 4월 23일 판결정본이 도착하여 읽어보았더니 다음과 같이 되어있다.

후기 

돌이켜보면 지난해 3월 1일에 사기를 당하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이루어지기까지 장장 1년 2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그럼에도 나의 피해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다음 스텝은 범죄자들이 징역형을 살고난 이후 사회로 복귀했을 때 채무를 갚도록 신용불량자로 만드는 일이다. 하지만 이 작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 지금으로써는 잘 모르겠다. 정신적 피해가 더욱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 블로그를 통해 많은 분들이 문의도 주시고 응원도 해주셔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잠시 쉬었다가 향후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려 한다. 

참고 :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 (백과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202016&cid=40942&categoryId=31721 )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권원에 해당하는 집행권원을 가진 상태에서 채무자의 재산들을 강제집행하는 절차를 거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지만 이러한 강제집행 외에도 채무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법 중 하나로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제도라는 것이 있습니다.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제도는 판결이나 판결과 동일한 효력, 공증 등을 통한 집행권원이 발생한 상태에서 이러한 금전채무를 6개월 내에 이행하지 않은 경우나 법원의 재산관계명시명령을 받고 나서도 재산목록을 불성실하게 명시하거나 재산명시를 거부한 자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자명부라는라는 공부에 공적으로 공시를 하도록 하여 여러 가지 신용적인 불이익이 가도록 조치를 취하는 제도입니다. 
출처 : http://eims.kr/kespa_new/04_01_view.asp?idx=56&pag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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