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가 뜨니까 온갖 사람들이 '전문가'를 자처한다. IT전문 변호사니, ○○연구소장이니 하는 사람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가관이다. 완전 이상한 말을 하고 있고, 10년도 지난 기술을 이야기하고 있다. 거짓교사들이다. 댓글에도 보면 핵심을 이해하지 못한 인문학적 감성만 묻어난다. 나도 이제 겨우 공부를 시작한 꼬꼬마이기에 아직 모르는 것투성이지만, 최소한 가장 잘못 알려진 몇 가지만 (복잡한 이론을 뺀) 일반 수준으로 소개하고 싶다.


알파고는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매번 다 계산한다. 일명 Brute Force. (X) 
-> CPU, GPU, 클라우드 자원으로 초당 몇만 번의 계산을 하기에 사람의 계산능력과 비교하면 불공정하다고 하는데, 고속연산이 가능한 건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그런 무식한 방법을 쓰지 않는다. 사람처럼 유력한 후보군 몇 가지를 '예측'하고 그쪽으로만 계산한다.


그동안의 정석 기보 데이터베이스를 모두 외워서 똑같이 따라 하기만 할 뿐이다. (X)
-> 기보 데이터베이스를 매번 재탐색한다는 생각도 틀린 것이다. 초기화시 한 번만 필요하고, 그다음부터는 활용하지 않는다. 지식으로 흡수한 것이다. 확률을 계산하기 위한 통계로 활용하고, 이를 통해 가능성이 높은 곳을 찾아 돌을 둔다. 표절밖에 못 하는 것과 참고하여 모방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간의 정석에는 없던 새로운 방법이 창조될 수도 있다.


사람이 '바둑두는 법'을 알고리즘으로 만들어 프로그래밍해놨다.(X)
-> 프로그래밍 좀 해본 사람들은 "알파고 알고리즘 궁금하다ㅋㅋ"라고 말한다. 이는 머신러닝이 알고리즘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이전의 인공지능은 보통의 프로그램처럼 우선 사람이 개념을 전부 다 잡아놓고, 코드화해서 만들었기에 결국 사람이 만든 산물일 뿐이었다. 그러나 알파고의 딥러닝은 그렇지 않다. 이것이 혁신이다. 프로그래머는 알파고에게 알고리즘을 안알랴줌했다. 알파고는 바둑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단지 공개된 16만 건의 대국을 스스로 학습함으로써 '아! 바둑은 이렇게 두는 거구나, 이런 상태가 되면 지는 거고, 이렇게 할수록 이길 확률이 늘어가는구나!'를 혼자 깨달은 것이다. 이것은 '지능 시스템'이 맞다. "그래봤자 단순 계산기에 불과하다"며 폄하하려는 사람들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알파고와 알파고가 붙으면 누가 이길까?"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매순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 질문 자체가 알파고의 특성을 잘 요약해주고 있는데, 알파고가 성장하는 방식은 셀프학습이다. 비유하자면, 사람이 혼자 자신의 오른손과 왼손으로 가위바위보를 할 수가 있는가? 아주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되겠지만, 알파고는 그게 가능하다. 스스로를 알파고1, 알파고2로 나누어 흑과 백 역할을 담당하여 혼자 게임을 계속 둔다. 철저히 독립적으로 서로 다른 역할을 맡아 진행하는 것이다. 끝나면 양쪽의 정보를 공유하고, 이런 작업을 계속 반복하면서 진화해간다. 혼자서 토너먼트도 하고, 패자부활전도 하면서 챔피언스 리그를 치르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사람과 다르게 그는 지치지 않고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기 때문에 컴퓨팅 자원이 허용하는 만큼 무한대의 체력을 가지고 있다. 심리적 부담이나 정신적 압박을 느끼지도 못한다. 그는 지금도 성장하는 중이다.


이세돌님을 응원한다. 만약 1판이라도 이기면 대단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계기로 알파고는 두 번 다시 똑같은 방식의 패배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비약적인 청출어람이 가능한 것이다. 구글은 이세돌로부터 양질의 학습데이터를 비교적 헐값에(대국료) 구매한 셈이다. 그마저도 지금의 주가상승에 비하면 껌값.


CPUU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